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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기억력 저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2.11
첨부파일0
조회수
1847
내용

스트레스와 기억력 저하

 

 

하트스캔 마인드스캔 클리닉

김 연 희

 

60대 아주머니 한분이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시며 찾아오셨다. 젊을 때는 다른 사람 전화번호를 줄줄 꿰고 기억력이 비상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10년 전부터 건망증이 심해지면서 예전만 못하다 싶었다고 한다. 남들 보다 기억력 저하가 좀 빨리 오나 보다 하고 넘기고 있었는데 3개월 전부터 사람 이름이 입에서 맴돌고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지고 부쩍 더 한 것 같아서 치매를 걱정하고 계셨다.

기억력 검사 결과 환자는 평균 상 정도의 기억력으로 연령 대비 정상 수준이었다. 객관적 검사와 주관적 기억력에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상담을 해보니 아주머니는 남들에게 말 못하는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계셨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졸업한 아주머니는 공부에 한이 맺혀 있었다. 어려서 똑똑하고 야무지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던 아주머니는 남자로 태어나서 잘 배웠다면 한 가닥 했을 거라는 아쉬움을 늘 주위 사람으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결혼 한 뒤 서울로 와서 양장일을 배워서 가게를 크게 하여 돈을 벌었지만 남편이 하는 다른 사업이 잘 풀리면서 아이 둘을 키우고 일을 하는 게 버거워서 그만 두었다. 그녀에게 자식은 자신이 못 배운 한을 풀어줄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희망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과외를 아무리 시켜도 공부를 하지 않던 큰아들은 결국 변변치 않은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인정 많고 남의 말을 잘 믿는 성격상 사업이 적성이 아니었다. 아들을 못미더워 하는 아버지 밑에서 독립하기를 원하던 아들은 자기 사업을 하겠다며 자금을 대달라고 졸랐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그녀는 잠을 못 이루기 시작했다. 작은 아들도 문제였다. 큰 아들의 대입 실패를 교훈 삼아 작은 아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작은 아들은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욕심에 점수가 모자라자 대입을 미루고 한국에 돌아와 군대를 다녀왔는데 비자가 나오지 않아서 재입국이 되지 않았다. 작은 아들은 현재 변변한 직업 없이 놀고 있었다. 자존심 강한 아주머니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자식 이야기 하면 내 얼굴에 침 뱉는 거라는 생각에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이 마음으로 앓기만 하던 아주머니는 결국 한달 사이에 7kg이나 살이 빠졌고 좋아하던 운동도 하지 않고 교회 봉사 모임도 더 이상 다니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되었다.

 

우울증은 참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교과서 적으로는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식욕저하, 불면, 즐거움과 흥미의 감소, 의욕 저하, 만성 피로감 등이 있을 때 주요 우울증이라고 진단을 내린다. 그러나 실제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첫 호소는 우울증 진단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노인 환자인 경우 더 그러하다. 노인 환자들은 우울한 감정의 호소가 적고 대신 두통, 소화불량, 어깨 결림, 요통, 손발 저림, 어지러움 등 신체 증상의 호소가 많다.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 인지기능의 이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내과적, 신경과적 검사, 기억력, 치매 관련 검사 등을 다 해보는데도 별 이상은 없다. 심리검사를 동반한 스트레스 검사와 주의 깊은 면담을 통해 결국 내려지는 진단은 만성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노년기 우울증이다. 이렇게 우울증이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를 가면 우울증이라고 하며 노년기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기억력 저하가 심한 경우 가성 치매라고 한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우울증의 경우 가벼운 기억력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인 경우는 약 40%가 치매 진단에 부합 될 정도로 흔하게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 그런데 추적 관찰을 해 보면 이런 환자들이 매년 9-22%가 영구적인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노인 인구에서 치매가 발생하는 비율보다 2.5-6배 높은 것이다.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 요인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노화로 인해 자연적으로 기억력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의 범위를 벗어나 급격하게 변화가 있다거나 주관적으로 같은 연령대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심하다고 느낀다면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의 영향은 아닌지,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정도는 아닌지 검사해 보자. 적극적인 스트레스 관리도 건강하게 늙어가는 방법의 하나다.

 

<건망증 체크 리스트>

1.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자주 잊어버린다.

2.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3.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4.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은 잘 하지만 새로운 것은 배우기 힘들다.

5.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 힘들다.

6. 배우자 생일이나 기념일 등 중요한 사항을 잊어버린다.

7. 동일한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8. 어떤 일을 해놓고도 잊어버린다.

9. 약속을 해놓고도 잊어버린다.

10. 이야기 도중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잊어버린다.

11. 약 먹는 시간을 놓친다.

12. 여러 가지 물건을 사러 가면 꼭 한두 가지를 빠뜨린다.

13. 가스 불 끄는 것을 잊어 음식을 태운다.

14.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15. 어떤 일을 해 놓고도 했는지 안 했는지 몰라 확인한다.

16. 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가지고 갈 물건을 놓고 간다.

17. 하고 싶은 말,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18.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찾는다.

19.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20. 물건을 항상 두는 장소를 잊어버려 엉뚱한 장소에서 찾는다.

 

0-5: 정상. 가끔씩 사소한 것들이 기억 안 날 때가 있지만 이는 지극히 일시적인 기억력 감퇴일 뿐. 걱정 하는 게 시간 낭비.

6-14: 약간의 건망증. 심한 건망증이 아닐까 고민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 이 단계에 속한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특정한 생각에 집착할 때, 몸이 지나치게 피로할 때 발생한다. 지나친 흡연이나 음주, 비타민 부족 등도 기억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적극적인 스트레스 관리를 원한다면 상담을 받아보자.

15-20: 심각한 수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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